환자 얘기

|환자얘기| 자동차 버리기

서 량 2008. 11. 22. 18:13

       

       

      워낙 태어나기를 성미가 급하게 태어난

      사람들이 있다 눈이 파랗거나 음악에 대한 재질이 뛰어난

      사람처럼 워낙 유전적으로 그렇게 태어난 사람들이 있어

       

      내 환자 하나도 성질이 급하고 더럽기로는

      못된 성질 국제 올림픽 대회에 출전할 만한 놈이 하나 있지

      별로 표현력에 대한 재능이 없는 주제에

      지가 한 말을 내가 얼른 알아 듣지 못하면

      갑자기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내 사무실을 왔다갔다 서성이다가

      벽을 주먹으로 쿵쿵 때리는, 나보다 훨씬 더 성미가 급한 놈

      구름빛 눈빛에 깡마르고 키가 큰 선조가 스웨덴놈인지 하여간

      북구 바이킹 해적 피가 형편없이 흐르는 놈

       

      근데 걔 애비는 걔보다 더 했다는 거야 자고로

      애비를 능가하는 아들이 없댔잖아 그건 당신도 동의하겠지

      맨해튼이나 부르클린 같은 데서 교통체증에 걸려서

      시속 1마일 정도로 차들이 벌벌 기어가는 경우에 아 글쎄

      그냥 차에서 씩씩대며 얼굴이 붉으락 누르락 걸어나와

      하염없이 하염없이 헉헉대면서 아무데로나 뜀박질을 했다는 거야 그것도

      몇 번씩을, 그래서 경찰들 간에 소문이 쫙 난 놈이야 길 한복판에

      그 와중에 버려진 차 때문에 다른 운전자들이 펄펄 뛰며 빵빵거리며

      고생을 하건 말건 그건 지 알 바가 아니였다는 똥뱃장이었지

      요컨대 나보다 훨씬 더 성미가 급한 놈

       

      © 서 량 2008.1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