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달과 나**

서 량 2008. 9. 29. 02:35

 

달과 내가
아무도 없는 밤하늘에서
정을 통하는 게
얼마나 신바람이 나는 일이냐
  
저 눈매 깔끔한 달 여인이
워낙 벙어리라서, 벙어리라서
나도 덩달아 순 벙어리로 춤을 춘다
 꾸불꾸불한 팔다리를
더욱 더 꾸불텅꾸불텅하게
내 어릴 적 밝은 밤 앞마당 도리깨처럼
깡마른 키가 추녀 끝에 닿도록
하늘로 쿵쿵 뛰어오르는
낯 익은 그림자 하나 

 

달밤에 우는 사람 마음은
달밤에 울어 봤던 사람만 안다

 

© 서 량 2008.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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