샛별에는 풀도 잡초도 자라고
거북이며 미꾸라지들이 하여튼 간에
학자들이 미처 TV로 보여주지 못한
깊은 우주 속 알맞게 후미진 곳 샛별에는
비너스만큼 강인한 영혼들이 득실댄다는
소문을 들었어 어제 새벽에 샛별이 활짝
웃는 얼굴로 나를 반기는 동안
금성이 나를 좋아할 이유가 없다 해서
오랫동안 시무룩하게 지냈다 그런데
거기에는 별의 별 나무들 무슨 날파리를
확 낚아채서 앉은 자리에서 잘근잘근 씹어먹는
끈끈이주걱같이 예쁘고 귀여운
나나 당신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생명체들이
알콩달콩 살고 있대나 봐 때로는 한숨을
푹푹 몰아 쉬면서 하여튼 간에
거기에는 에덴 동산 금단의 열매가 주렁주렁 달린
원기 왕성하고 이상야릇한 나무들이 팍팍
자라고 있대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 서 량 2008.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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