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썩이는 파도의 입술을
확 덮쳐버리는 당신의 요술은
어디에서 왔느냐
저 단단한 바위를 깨부수는
당신의 근력은 어찌나 그리 세찰까
빙산 조차 허물어뜨리는
당신의 교묘함에 대하여
호기심을 품는다 이제야 나는
몇 천 년 후에도 바다는
저렇게 아우성을 칠 것이다
다이아몬드쯤은 일 순간에 녹여버리는
엄청난 태양 자외선 앞에 버티고 서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당신을 향하여
나도 덩달아 검푸른 입술을 쫑긋거릴 것이다
몰지각한 바닷물 짜디짠 소금물의 짜디 짠 진상을
끝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어느 초가을 파도로 쓸쓸히 부서지면서
© 서 량 2002.08.19
-- 두 번째 시집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문학사상사, 200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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