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몇 천 년 후에도 바다는

서 량 2008. 8. 15. 06:43

       철썩이는 파도의 입술을
       확 덮쳐버리는 당신의 요술은
       어디에서 왔느냐
       저 단단한 바위를 깨부수는
       당신의 근력은 어찌나 그리 세찰까
       빙산 조차 허물어뜨리는
       당신의 교묘함에 대하여
       호기심을 품는다 이제야 나는

       

       몇 천 년 후에도 바다는
       저렇게 아우성을 칠 것이다
       다이아몬드쯤은 일 순간에 녹여버리는
       엄청난 태양 자외선 앞에 버티고 서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당신을 향하여
       나도 덩달아 검푸른 입술을 쫑긋거릴 것이다
       몰지각한 바닷물 짜디짠 소금물의 짜디 짠 진상을
       끝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어느 초가을 파도로 쓸쓸히 부서지면서


       © 서 량  2002.08.19

       -- 두 번째 시집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문학사상사, 2003)에서

       시집 소개: http://www.munsa.co.kr/GoodsDetail.asp?GoodsID=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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