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 산들바람이
회오리바람으로 변했습니다
마치도 더 이상은 견딜 수 없다는 듯이
내 손바닥에서 큰 산불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한폭의 화려한 풍경화입니다
별똥별이 흐르르 스쳐가는 황무지에서
놀라지 마십시오라고 누군지 귓속말 해 주는 듯한
그런 서늘한 바람이 내 손바닥에 일고 있습니다
박수의 따가움과 더할 수 없는 마음 밖으로
기어이 터지는 웃음처럼 눈물이 번지는 것입니다
모두가 다 한 순간이다 하고 고개를 돌리면서
어느날 아침 산들바람이 회오리바람으로 변했습니다
마치도 더 이상은 그냥 있을 수 없다는 듯이
내 손바닥이 이렇게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 서 량 2000.11.18
<맨하탄 유랑극단>(문학사상사, 2001)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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