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간의 미소한 감정차이 때문에
걸핏하면 배반 당하는 의미
툭하면 울고 흐느끼고
달이라도 덩실 뜬 응접실에
밤 늦도록 이순신 장군이
투구정장을 하고 있으니
이게 무슨 파도냐 난리냐
예쁜 지느러미의 거북선이여
어서 둥실 두둥실 떠
빨가숭이 왜병들을 잡으러 가자
소금물 바닷물 짜디 짠 눈시울
잔뜩 찡그리며 우리가 연주하는
인천이라 부산 목포 울산 포항인지
웬 놈의 쓰라린 항구는 이다지 많으냐
마도로스 눈물방울 가요 반세기
다도해 물씬한 생선 비린내
남도 꽁치랑 물오징어 냄새가
창피스러운 혼전임신 구토증을
순하게 갈아 앉힌다더니
툭툭 불어지는 남산크레용이
3자를 여러 개 자빠뜨리는
저것 봐 갈매기 갈매기 갈매기
똑딱선 뱃고동에서 장작불 연기
요술쟁이 입김이 모락모락 떠 오르는
© 서 량 2000.11.03
-- 첫 번째 시집 <맨하탄 유랑극단>(문학사상사, 2001)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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