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속상해서 쓰는 詩

서 량 2007. 11. 27. 07:45

당신이 속상해 할 때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사나이다운 행위는

나도 당신과 함께 속상해 하는 거다
 
저 눅눅하고 검푸른
샤갈의 군청색 궁창에서
엉엉 울어대는 별들에게 휩쓸려
내 주근깨투성이 광대뼈 위로
닭똥처럼 흐르는 눈물이며

내 가려운 발바닥을 긁어주는
모래알의 쾌감처럼
야들야들한 혀에 솟아난
혓바늘의 그리움이며

 
눈물을 다 닦은 후 말끔하게 화장을 고친
당신과의 찌릿찌릿한 사랑이라면

 
© 서 량  2002.07.12

-- 두 번째 시집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문학사상사, 2003)에서

시집 소개: http://www.munsa.co.kr/GoodsDetail.asp?GoodsID=670

'발표된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악사와 갈매기  (0) 2007.12.02
|詩|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  (0) 2007.11.29
|詩| 북어채와 아메리칸 치즈  (0) 2007.11.23
|詩| 멸치젓의 추억  (0) 2007.11.20
|詩| 지남철  (0) 2007.1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