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속상해 할 때
내가 해줄 수 있는 가장 사나이다운 행위는
나도 당신과 함께 속상해 하는 거다
저 눅눅하고 검푸른
샤갈의 군청색 궁창에서
엉엉 울어대는 별들에게 휩쓸려
내 주근깨투성이 광대뼈 위로
닭똥처럼 흐르는 눈물이며
내 가려운 발바닥을 긁어주는
모래알의 쾌감처럼
야들야들한 혀에 솟아난
혓바늘의 그리움이며
눈물을 다 닦은 후 말끔하게 화장을 고친
당신과의 찌릿찌릿한 사랑이라면
© 서 량 2002.07.12
-- 두 번째 시집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문학사상사, 2003)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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