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한 의자 다리처럼 그렇게 반듯하게 모가 나게 빳빳하게 힘차게 물렁물렁한 대지에 버티고 서느니보다 이리 뒹굴 저리 뒹굴 굴러가는 크게 둥글지 않게 바삭바삭 오그라진 낙엽들처럼 그렇게 몸 바짝 가까이 우리들 서로들 함께 몰켜 살기, 가을에
와르르 흩어지는 바람이 싫어요
바람처럼 산만한 사랑이 싫어요 DVD는 어떻게 그렇게
일자무식하게 둥근 모습에서 그치고 마는지요 하기사
우리들 눈 코 입 팔꿈치 무릎도 다 둥그니까요
대장도 소장도 난자도 고환도 다 둥글다니까요
튼튼한 의지(意志)처럼 그렇게 반듯하게 모가 나게 떳떳하게 버티지 못 하는 천둥번개 우르릉 쾅쾅 화사하게 번득이는 한밤에 적당히 독기 오른 몸 디립다 오그리고 무덥고 으스스한 여름 밤에 추워서 벌벌 떨다가 우리들 서로들 함께 몰켜 살기, 가을에
© 서 량 2007.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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