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수증기로 사라지는
이슬의 숙명을 노래하면서
머리를 조아리는 밤의 종말
시력이 침침해지고
청각이 점점 맑아지면서
에헤야 은하수 뱃노래
쿨렁쿨렁 흐르는 굵직한 첼로 독주와
쿵쾅대는 엄마 심장 뛰는 소리에
다소곳이 귀 기울이는
자궁 속 눈이 생선 같은
태아의 평온을 위하여
당신 어깨가 느긋하게 늘어지는 밤
먹물 같은 하늘에 몸을 맡기고
베토벤 9번 심포니에서
성미 급한 바리톤이
벌컥 소리치는 밤
© 서 량 2003.03.29
--세 번째 시집 <푸른 절벽>(도서출판 황금알, 2007)에서
시집 소개: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601448
'발표된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과격한 언사 (0) | 2007.10.29 |
---|---|
|詩| 빨강머리 글로리아 (0) | 2007.10.25 |
|詩| 밤바람 (0) | 2007.10.18 |
|詩| 수압(水壓) (0) | 2007.10.14 |
|詩| 마중물 (0) | 2007.10.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