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어제 그런 생각을 했어
보는 것이 믿는 것이라지만
그건 겉으로만 그렇다는 거
머나 먼 밤하늘 별무리를
그렇게 노려본들 그게
무슨 소용이니 대답해 봐 진짜
정말로 진솔한 건 만지는 거 나 당신을
마음 놓고 만지기 위해 당신을 마중 나간다
물과 물이 시선과 시선처럼 섞일 바에야 나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어 더 이상
습기가 완전히 가시고 없는 앞마당
펌프 주둥아리에 마중물을 부어
물과 물이 한껏 맞닿으면 합세하여 생겨나는
천연수의 촉감을 위해
비 펑펑 쏟아지는 날 같은 때
내가 당신을 마중 나갈 의도가 없다면
나 진짜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는 거
어제 새삼 어제 그런 생각을 했어
© 서 량 2006.07.14
-- 세 번째 시집 <푸른 절벽>(도서출판 황금알, 2007)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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