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흔들며
안 가겠다 했네
바람 부는 푸른 절벽에
내심 너무나 가고 싶었는데
여린 사랑이 튼튼한 사랑으로
조금씩 조금씩 숙성하는 이치로
머리 속에 푸른 파도 심하게 출렁이고
나는 깊은 산 돌덩이가 되었네
가파른 산길 발길 가는대로 가자면
온전치 못하리라는 속셈으로
고개 절레절레 흔들며 안 가겠다 했네
미친 바람이 심하게 부는 푸른 절벽에서
나 타고난 균형감각을 믿어도 좋을까 하다가
다음 기회에 푸른 절벽에 다시 가면
전혀 겁나지 않을 거라는
느낌이 났네
© 서 량 2005.02.13-- 세 번째 시집 <푸른 절벽>(도서출판 황금알, 2007)에서
시집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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