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이 거무칙칙하고 앞가슴이 불그스레하면서 부리부터 꼬리까지 한 뼘이 훨씬 넘는 이상한 새 한 마리가 차고 앞 아스팔트 위를 종종 걸음으로 뛰어간다 마치도 아스팔트의 일부분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눈에 보이는 새와
보이지 않는 새와
금세 가슴 설레는 새와
기억 속에 사라진 새와
내가 도통 감지 할 수 없는 새와
나와 전혀 무관한 새와의 슬픔을 생각한다
전에 본 적도 없고 앞으로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은 그 신기한 새는 다섯 걸음인가를 바삐 걸어가서 잠깐 주춤 한 후에 시커먼 아스팔트 바닥을 한 번 가볍게 콕 찍더니 용수철처럼 튀어 오른다 다시 서너 번을
© 서 량 2003.06.14
-- <현대시학> 2005년 4월호에 게재
'발표된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월터 아버지 (0) | 2007.09.24 |
---|---|
|詩| 잔상(殘像) (0) | 2007.09.20 |
|詩| 붉은 신호등 (0) | 2007.09.13 |
|詩| 시인과 사랑과 물푸레나무 (0) | 2007.09.12 |
|詩| 초가을 개구리 소리 (0) | 2007.09.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