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된 詩

|詩| 초가을 개구리 소리

서 량 2007. 9. 11. 21:40

풀벌레들이
아코디언 소리로 흐느끼는 소리가
창문을 여는 순간 나에게 덤벼드는
9월 초순 서늘한 밤에
멀리 개 짖는 소리 들린다
개 짖는 소리가 벌레소리보다 훨씬 크다 오늘 아침에 노이로제 환자에게
기어이 듣기 심한 소리를 하고야 말았다
노이로제 증상이 있다는 게
세상을 지 마음대로 살라는 특권이 아니라고

 

내가 사는 부근에는 연못도 없는데
밤새도록 개구리 소리만 들린다
내가 혼자 개구리 수영을 할 때처럼
잠깐 꺽쇠모양으로 꺾었다가
쭉 뻗어서 물살을 휘젓는
입술 부르르 떨리는 트롬본 소리!

 

 

© 서 량   2002.09.05 -- 두 번째 시집 <브롱스 파크웨이의 운동화>(문학사상사, 2003)에서시집 소개: http://www.munsa.co.kr/GoodsDetail.asp?GoodsID=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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