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수다, 담론, 게시

|잡담| 양키들

서 량 2007. 9. 10. 05:45

대학교 시절에 하루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아마도 가을을 탔기 때문이였는지

당시 무슨 교외선인가 하는 기차를 혼자 타고

어두운 인상을 빡~ 쓰면서 반나절 여행을 한 적이 있었어

당신도 혹시 그런 적이 있었을 거야 불안정한 나이에

불안정하기 때문에 더더욱 아름다웠던 나이에

 

심심해서 그때 열차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어떤 칸에 가니까 웬놈의 미군들이

잔뜩 있더라니까 코 크고 눈 파란 양키들

나 그때 너무나 너무나 영어회화를 배우고 싶어서

머쓱해 가지고 그 열차칸에 그냥 그대로 있었지

게다가 아무 한테나 "하이~ 하우 아 유~" 하면서

말을 붙였는데 얘네들이 하나 같이

심드렁해서 대꾸도 안 하는 거 있지

미리부터 "아이 앰 파인 생큐~" 할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도 기억이 생생해

한국에 파견나와 고향이 그리워서 얼굴 표정이

많이 어두웠던 철부지 양키들, 양키들 모습이

 

© 서 량 2007.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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