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르던 시절 초등학교 시절에 하루는
일식이 있었다 세상 사람들이 하나같이 들떠서
벌건 대낮에 갑자기 밤이 올 것이라 했다
플라스틱 책받침을 선글라스 대신해서
태양을 쳐다보면 태양이 점점 달 그림자 때문에
없어지는 것을 볼수 있다는 담임선생님의 설명!
스릴 만점!
몇년 후에는 월식도 있었다
'식'자 들어가는 경험이 평생 그렇게 딱 두번 있었네
어른이 되고 난 다음에 몇 번 더 있었나 싶지만
살기에 바빠서 솔직히 관심도 없었다
일식은 달 그림자 월식은 지구 그림자, 헷갈린다!
달도 지구도 그림자가 있다니 이거 정말 얼마나
신기한 일이냐 담임 선생님 왈 월식이 있을 때
마당 수돗가 세수대야에 물을 채워 놓으면
개가 물에 비친 달이 점점 사라지는 걸 보고
자꾸 컹컹 짖을 거라 했다 나중엔 동네
개라는 개는 덩달아 다 짖는대! 게다가 개가
심성이 약한 개라면 그 희안한 경험 때문에
성미가 포악해지거나 심지어는 미치기까지 한대나!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 진짜 개들이 짖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나 이 망망한 우주에 잠시 태어나서
살아 생전 일식 월식 다 경험했으니
이제 나 뭘 더 바라나!
© 서 량 2007.09.06
'잡담, 수다, 담론, 게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담| 양키들 (0) | 2007.09.10 |
---|---|
|잡담| 인디언 섬머 (0) | 2007.09.08 |
|잡담| 출출한 배 (0) | 2007.09.03 |
|잡담| 정신 없는 맨해튼 (0) | 2007.08.30 |
|잡담| 산개구리와 귀뚜라미 (0) | 2007.08.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