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수다, 담론, 게시

|잡담| 인디언 섬머

서 량 2007. 9. 8. 09:17

양키 친구하고 잠깐 수다를 떨면서 시시껄렁한 얘기를 하는데

할 말이 없으면 제일 만만한 게 날씨 얘기라.

 

 "야, 이거 이젠 완전 가을이네. 더 이상 더위 걱정 안해도 되지?"

 "무슨 소리야. 좀 있으면 인디언 섬머(Indian summer)가 올 거라구."

 "완전 가을이 되기 전에 여름이 한바탕 마지막으로 기승을 부리는 기간 말이지? 마치도

  봄에 꽃이 피려 하면 겨울이 잠깐 더 무섭게 추워지는 꽃샘추위처럼 말이지?"

 "응, 옛날 어메리칸 인디언들이 싸울 때 그렇게 막판에 가서 최후에 발악을 했듯이..."

 "아, 그거야 인생도 마찬가지 아니야? 인생의 가을이 오기 전에 우리 한 번 발악을 하는 거 아니야?"

 

하며 얘기를 나누다가 갑자기 둘 다 얘기를 뚝 그친 거 있지.

왜냐구? 그놈하고 나하고 날씨 얘기를 하다가 말고 느닷없이 지 인생을 생각하기 시작한 거라.

 

© 서 량 2007.09.08

'잡담, 수다, 담론, 게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담| 좋은 詩와 나쁜 詩  (0) 2007.09.14
|잡담| 양키들  (0) 2007.09.10
|잡담| 달과 개  (0) 2007.09.06
|잡담| 출출한 배  (0) 2007.09.03
|잡담| 정신 없는 맨해튼  (0) 2007.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