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밀물** 흰색과 보라색이 교대로 시야를 어지럽혔다지 커다란 회오리 물살이 엇박자로 어우렁더우렁 춤을 춘다 굵직한 남성합창소리가 들렸어요 파도가 길 잃은 양떼처럼 엎치락뒤치락하는 광경을 저는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가 없었습니다 바다가 당신 거실로 밀치고 들어선 것을 결코 우연의.. 詩 2011.04.28
초록을 담는다 / 임의숙 초록을 담는다 임의숙 어스름이 없어도 차를 마시는 시간은 파자마를 입어 편안하다 흰 밧줄을 타고 티백(tea bag)은 빈 연못속 사각의 달로 내려 앉는다 햇살이 달군 뜨거운 주전자 구름의 얼굴과 바람의 높 낮이로 말려낸 기억은 방울방울 피어 오른다 찻잔의 수심처럼 손가락으로 짚어보면 닿는 손바.. 김정기의 글동네/시 2011.02.02
|詩| 모래장난 한여름에 바다가 별안간 얼어붙는 걸 보았어? 한여름에 바다가 한 폭의 그림이 되는 순간 어머, 하며 얼굴이 빨개져서 파도에게 꼼짝없이 당해 본 적이 한두 번 있었어? 여름은 너무 짧아, 여름이 영원하다고 한 번 힘주어 말해 보세요 여름의 체온을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태양계가 얼마나 뿌듯해지는.. 발표된 詩 2009.11.22
파도 / 최양숙 파도 최양숙 내가 당신을 부드럽게 쓸어주면 당신은 내 안에 들어올 수 있어 발꿈치만 적시는 당신으로는 흡족치 않아 휘몰아쳐 오면 당신은 저 멀리 도망쳐 당신의 모두를 원하는 나는 당신을 내 안에 가두고 싶지만 내 안에서 질식하는 당신을 원치는 않아 세상 모두는 흘러가고 지나가지만 당신을 .. 김정기의 글동네/시 2009.11.15
|詩| 해변의 꽃 세찬 바람으로 해변을 머뭇거리는 꽃줄기 정수리 한복판에 소금기가 자욱합니다 밀물이 엄청나게 덤벼드는 갯벌 가까이에서 일어나는 일이겠지요 꽃은 진한 갈색 진흙이건 조개 껍질이 세밀하게 부서진 백사장이거나 깊은 바다 속 유황이 부글거리는 잉크 빛 물 속이건 개의치 않고 염치 없이 피어.. 詩 2009.0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