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없는 사람 김정기 꼭두새벽부터 저녁나절까지 기다리고 기다려도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 오대양 육대주에 산맥마다 바다마다 뒤져보아도 도시나 촌락, 골목마다 집집마다 살펴보아도 유엔빌딩 사무실 문을 열어도 우리 교회 앞자리 셋째 줄에도 곤 색 양복에 자주색 넥타이 달이 지고 해가 떠도* 산맥이 뻗어가고 바다가 넘쳐도*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 월남의 백마부대 다낭 항구에도 오끼나와 정보학교 교정에도 종로5가166번지 본적지에도 태극기 휘날리던 3사단 연병장에도 수색대를 풀어 놓았지만 찾을 수 없단다. 신발 끈을 다시 묶고 땅 위에 바다 속에 현미경을 들고 나서 보다가 이제는 내가 지구의 옷을 벗고 천사의 날개 달고 창공을 날아 거기서 보았다. 만났다. 지구에 없는 사람을. *졸시 “당신의 군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