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 돋는 여름이나
재채기 컹컹 터지는 가을 새벽에도
검푸른 바다가 파도가 거센 파도가
형체가 뵈지 않는 물기둥이 연신
울부짖는 걸 나는
외면하기로 한다
해저 깊숙이 숨어 있어
평생 한 번쯤 내 발바닥에
덜컥 밟힐 만한
희디 흰 연체동물을
소금물 흐르는 눈을 치뜨고 나는
울며불며 찾아 헤매지 않기로 한다
바다가 혼심을 다하여 지구를 깊이 감싸고
덥디 더운 몸체를 뒤트는 동안
© 서 량 2008.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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