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맨발 맨발 -- 마티스의 그림 “담쟁이덩굴 가지를 든 여자”에게 1906 앞쪽 오른쪽 절반을 잎새들이 기어오른다 그늘에 서서 눈길을 아래로 던지는 여자 당신 정신상태 90%가 보라색 도는 자줏빛 배 왼쪽 옆구리 절반이 더워져요 눈썹도 빨개지네 詩作 노트: 37살의 마티스가 당시의 시대정신을 추종한다. 나도 그 나이에 좀 그랬던 것 같은데. 여체를 기어오르는 담쟁이덩굴이 간질간질할 것이다. 옆구리는 반만 달아오른다. © 서 량 2023.05.31 마티스를 위한 詩 2023.05.31
|詩| 주고 싶은 마음* 눈이 큰 멜리사가 205 병동에 살면서 가끔씩 이물(異物)을 삼킨다 목걸이나 십자가를 물도 없이 삼킨다 정물화, 차가운 쟁반 위에서 몸을 서로 기대는 사과와 포도송이가 있는 그림 같은 내 정신상태를 당신에게 주고 싶었는데 마음은 풍경화일 수도 있다 큰 의미가 없는 강 언덕에 바람이.. 詩 2015.01.05
|컬럼| 151. 제정신 미국에 이미 뿌리박은 당신이 그 뜻을 잘 알고 있는 'sanity'라는 말을 우리말로 옮기기가 참 어렵다. 사전을 찾아보니 '제정신'이라 나와있다. 맞다. 'sanity'는 '온전한 정신'이라 하지 않고 '제정신'이라 해야 귓속에 쏙 들어온다. 'sane'과 'sanity'의 반대말은 'insane'과 'insanity'. 'Are you insane?'을 '너 제정신이 아니지?'라 하는 대신 '너 제정신이냐?' 해야 제대로 들린다. 양키들은 굳이 상대가 실성했다는 점을 지적하는 반면 우리는 상대의 정신이 멀쩡하다는 사태를 확인하려는 심리가 어쩌면 그리 정반대일까. 영어와 우리말 표현이 늘 상반적인 것만은 아니다. 미친 짓을 한 사람에게 'Are you out of your mind?' -- 당신 정신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2.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