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오누이 오누이 실비 내리는 창경원 큰오빠돌 연못 건너 집 숲 다 크다누이동생 발목양말 스르르 사라지는 사진 속 조막만한 존재들둘 다 양팔을 앞으로 구부렸어 교복에 교모까지 쓴 큰오빠도 詩作 노트:12살짜리 의사 큰오빠와 7살짜리 작곡가 누이동생이 연못을 바라본다 창경원에서 © 서 량 2024.08.10 詩 2024.08.10
지금 / 김정기 지금 김정기 의사는 고민하지 않고 쓴 단어로 사람을 살리고 시인은 며칠 밤을 지새고 찾은 말로 한 시대를 데운다. 지금도 몬탁* 바다를 생각하면 세상을 놓고 싶다 온 몸에 불을 붙이고 때가 벗겨지는 검은 파도 어느 악연인들 무엇이 대수랴. 그 바다 앞에서 의사의 글씨를 기형도** 시를 읽은 밤의 화약 냄새를 그 지독한 길의 끝자락을 놓아버린다. 어둠의 근육이 태양의 눈을 가릴 때 그가 떠난 길이 아득하지만 바다 앞에 서면 지척인 듯한 지금 이 주소가 어디쯤인지. *Montauk: 뉴욕주 Long Island 동쪽 끝 곶 **시인이름 © 김정기 2011.03.16 김정기의 詩모음 2022.12.29
|詩| 요란한 봄비*** 어느 날 아침, 당신이 연거푸 재채기를 한다면 그건 이미 여리디 여린 신록이 당신을 깊숙이 침공했다는 증거야 내가 늘 당신만을 생각하며 산다고 말한다면 그건 순수한 거짓말이다 스마트 폰 카메라 셔터 터지는 소리 선명히 들리네 길고 지루한 병동 복도를 걷는 중이야 누구나 열쇠 .. 詩 2012.04.23
|컬럼| 114. 호칭이 무엇이길래 의사, 간호사, 목사, 약사, 미용사, 요리사 할 때 쓰이는 '사'자는 한결같이 '스승 사(師)'임을 당신은 잘 알고 있으리라. 이런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개 남들을 가르치는 짓을 일삼는 사람들이다. 병아리 '감별사'에서도 같은 '스승 사'자를 쓴다. 서슬이 시퍼런 검사(檢事)와 판사(判事)에서는 둘 ..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0.08.30
서 량 / 창조문예 서 량 시인의 수필, 연재 칼럼(1) <몸과 마음과 의사>가 월간 <문예창조> 2010년 3월호에 실렸습니다. (8~9 쪽) 이곳 블록에서 검색해서 읽을 수 있습니다. 축하합니다. 김정기의 글동네/공지 2010.03.19
|컬럼| 99. 몸과 마음과 의사 서기 1세기와 2세기에 걸쳐 로마에서 풍자시(satire)의 거장으로 명성을 떨친 주베날(Juvenal)의 시 중에 '건전한 육체에서 건전한 정신'이라는 구절이 있다. 몸이 튼튼하면 마음도 튼튼해진다는 단순한 뜻 같지만, 주베날은 당시 로마의 사회구조에 대하여 빈정대는 시를 워낙 많이 썼기 때문.. 뉴욕중앙일보 컬럼, 잠망경 2010.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