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요란한 봄비***

서 량 2012. 4. 23. 07:47

 

어느 날 아침, 당신이

연거푸 재채기를 한다면 그건 이미 여리디 여린

신록이 당신을 깊숙이 침공했다는 증거야

 

내가 늘 당신만을 생각하며 산다고 말한다면 그건 순수한 거짓말이다 스마트 폰 카메라 셔터 터지는 소리 선명히 들리네 길고 지루한 병동 복도를 걷는 중이야 누구나 열쇠 하나만 있으면 열 수 있는 출구라니 정신과 병동은 묘지처럼 스산해 들리는 소리라고는 오직 나만의 발자국 소리

 

그런건 난 몰라! 하고 소리쳐 보렴, 비구름을 뚫고

봄비가 쏟아지네 세상은 따스한 물바다 시끄러운 구름의

우중중한 기별을 듣는다 봄비가 예언처럼 쏟아진다

 

 

© 서 량 2012.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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