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당신께 김종란 눈이 내리길 마지막 폭죽처럼 불꽃 잡은 채 타들어가는 당신께 눈이 내려 그 뜨거운 얼굴 흰 눈사람에 들어 숨쉬길 세상의 악보를 읽으며 목젖을 보인 채 힘껏 노래 부르다가 부호처럼 변하는 악보에 맞추어 알 수 없는 춤 추었으니 흰 눈사람에 들어 잠시 아픈 발목 멈추길 검은 세상에도 흰 눈은 내리니 이제 불의 심지 한껏 낮추고 귀 기울이길 차갑지만 한없이 가벼우며 흔적 없을 다정에도 스며드는 눈에 들길 눈이 녹아 물자국 남기듯 잠시 세상을 물걸레질 하느라 숨 잦다고 당신의 노래도 춤도 © 김종란 2012.1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