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색 횡단보도
-- 마티스 그림 "노랑, 빨간색 옷에 기타와 함께 있는 소녀"에게 (1939)
허둥지둥 하지 않는다 눈길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서슴없이 얼굴을 마주한다 이제 다 말해 줄게 기타 줄을 튕기고 싶다 가장 굵은 저음 소리 퉁, 퉁 세상을 가로지르는 노랑색 물결이 출렁거려요 오른 쪽 손 어깨 왼쪽 굵은 index finger 푸른 색 커튼 실내에 산소와 수소 또는 향기로운 정물화 사과 포도 등등 죽은 듯 살아있다
기타의 감각기관을 검사한다 눈 코 배꼽 입술 가려진 귀 노출된 목 가슴을 지배하는 목 관자놀이 풍성한 치마 당신의 눈을 살핀다 웃는 듯 또는 생각에 잠긴 눈 막대자석이 이루는 磁場 지남철 철사줄, 줄이 없는 기타가 참 좋아요 기타에는 워낙 門이 없습니다 *노랑, 파랑 옷에 기타를 든 여인을 무시하면서 횡단보도를 걸어간다
* ‘Girl in Yellow and Blue with Guitar’(1939) by Henri Matisse(1869~1954)
시작 노트:
피카소가 시끌벅쩍하고 불편한 마티스라면 마티스는 아주 편안하고 조용한, 그런 말도 안되는 피카소라는 생각을 굳힌다. 투박한 듯 부드러운 윤곽을 추구하는 마티스와 가까워지고 싶다. 평온한 야수파. 그의 색채감각은 격렬하다. 이 그림 속 여인의 풍성한 치마를 가로지르는 샛노란 횡단보도를 건너간다.
© 서 량 2022.11.07
'마티스를 위한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브라운 데스크 (4) | 2023.04.10 |
---|---|
|詩| 악보 (4) | 2023.03.29 |
|詩| 진주 목걸이 (4) | 2023.03.23 |
|詩| 따스함 (4) | 2023.03.15 |
|詩| 어두운 조명 (3) | 2023.03.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