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관광여행

서 량 2022. 5. 13. 19:26

 

그 무엇보다 쓰라리게

감춰진 상처

전면 개방하기

 

그 어떤 것보다 무서운

권력의 내부구조 낱낱이 탐색하기

장벽을 무너뜨린다는 데야

피치 못할 숙명이라는 데야

 

YouTube 화면 하단에서 치솟는

답글, 답글, 답글들을 깡그리 무시하고

금단의 땅, 어두운 땅

어리숙한 내 아버지의 비밀을 관람한다

당신과 내 배경음악을

다 끄고 난 후에

 

시작 노트:
2022년 5월 10일, 청와대가 일반인들에게 전면 개방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YouTube를 정성껏 시청했다. 비밀이 없어질 수록 그만큼 더 비밀이 쌓일 수도 있겠지만, 최소한 권력을 추구하기 위한 비밀은 없을 수록 좋지 않을까. 남을, 남들을, '지배'하는데 쓰이는 비밀은 과연 무엇인가. 애타주의를 표방한 엄숙한 속임수인가. 어쩔 수 없는 인간의 동물적 본능인가. 이런 느낌을 초등학생 일기 쓰듯
후다닥 쉽게 쉽게 詩랍시고 썼다.

 

© 서 량 2022.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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