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봄비의 반란

서 량 2020. 2. 29. 20:41

 

봄비의 숨결이 거칠다 조그만 사각형을 클릭하면 쐐기 모양의 체크마크가 고개를 치켜드는 내 컴퓨터 모니터에 봄비가 줄줄 내린다 봄비가 아프다 봄비는 순순히 자연의 법칙을 따를 뿐 당신은 얼굴을 붉히면서 그렇지 않다고 속삭인다 소프트웨어를 받아드리는 기본방침에 동의하는 봄밤에 봄비의 숨결이 깊어진다 봄비의 잔물결이 참 좋아요 봄비의 어깨가 체크마크 모양으로 한쪽으로 치우치다가 불현듯 치솟는다 나를 한사코 거부하듯 봄비가 지붕을 탕탕 때리는 봄밤이면

 

© 서 량 2020.02.29

''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수퍼 핑크 문  (0) 2020.03.31
|詩| 하늘색 마스크  (0) 2020.03.16
|詩| 창밖의 꽃  (0) 2020.02.21
|詩| 나는 3연음을 사랑한다  (0) 2020.01.12
|詩| 두 개의 시계탑  (0) 2019.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