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나는 3연음을 사랑한다

서 량 2020. 1. 12. 01:50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느린 3박자를 마다하고

로코코 스타일 숨 가쁜 왈츠로

한쪽 맨살 어깨가 기우뚱하더라도

 

찻차차 찻차차

슬로우 록 발라드 풍

3연음 날갯짓이 좋기는 해요

근데 아주 빠른 8분의 6박자

워싱턴 포스트 마치에

처그적 척척 처그적 척척 나랑 발 맞추어

나란히 꼿꼿하게 걸어가는 건 어때요

 

겨울 해변도 괜찮아

3연음으로 불어오는 바람이 점점

더 심해지는구나 하고 느끼기가 무섭게

더 세차게 달려드는 파도를 눈을 반쯤 감은 채

그윽이 바라보더라도 우리가

 

© 서 량 2020.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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