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하늘색 마스크

서 량 2020. 3. 16. 18:23

 

 

독수리 여러 마리 훨훨 날아간다

매서운 눈초리로 세상을 훑어보는 중

우리는 더 이상 하늘을 우러르지 않는다

 

거대한 천체의 그림자가 하늘을 덮는 동안 지구는 연거푸 옆구리에 손을 대고 기침을 합니다 기침 소리가 어느사이엔가 어스름한 저녁 녘 로마사람들이 거리에서 부르는 스타카토 혼성합창 소리로 왕왕 울리는 중이다

 

팔을 안쪽으로 V자로 보기 좋게 꺾고

옆으로 눕혀 당신을 툭, 치면서

팔꿈치 인사를 하는 동안

비린 꽃망울 내음이

코끝에 스친다

 

© 서 량 2020.03.15

''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비디오 렌즈와의 대화  (0) 2020.05.13
|詩| 수퍼 핑크 문  (0) 2020.03.31
|詩| 봄비의 반란  (0) 2020.02.29
|詩| 창밖의 꽃  (0) 2020.02.21
|詩| 나는 3연음을 사랑한다  (0) 2020.0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