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창밖의 꽃

서 량 2020. 2. 21. 19:52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가 순전히 내 뜻대로

예쁘다 해도 괜찮은 꽃 

 

서슴없이 태어나서

언뜻 보기에도 향기롭고

눈을 감고 있는 내내

활짝 개였다가  

젖빛으로 뭉그러지는

구름 너머 날갯짓 가볍게

이내 사라지는 향기 

한참 그득한 꽃

 

의자에 앉아

고개를 돌리면

직사각형 위쪽 대부분이

하늘로 덮여 흔들리는

창문 밖 조그만 꽃

한 송이

 

© 서 량 2020.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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