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족사회
--- 서울의대 졸업 50주년 기념여행 중, 경주에서
양동마을을
가을바람이 휘감아 오른다
무 배추 지렁이는 고사하고
마을 사람 눈 코 귀에 맴돈다
소문이 소문에서 그친 것만은 아니었다
서원과 기와집을 다투어 세워가며
이름 석자를 남기려는 속셈이었지
양동마을 양반동네 종갓집 구름들이
무명 옷을 걸치고 집을 나온
오늘은 타운 홀 미팅이 열리는 날
반 백 년 전 헤어진 서울의대
23회 동기들이 다시 모이니까
무 배추 지렁이는 고사하고
양동마을 풍수지리가 송두리째 흔들리는
보이느냐, 이 혈기왕성한 씨족사회가
© 서 량 2019.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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