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안경 쓴 아이린

서 량 2019. 4. 26. 19:40



아이린이 병원문을 지킨다 눈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보면서 몸으로 쪽을 살피다가 호감이 가는 병원직원이 열쇠 꾸러미에서 문에 맞는 열쇠를 찾으려고 쩔쩔맬 얼른 버튼을 눌러 문을 열어준다 아이린은 영혼의 검색창에 진실이라 써넣는다 나는 그날그날 날씨에 관계없이 문이 열리면 기쁘다 나는 진실보다 사실 내세운다 아이린은 누구와 전화를 하거나 무슨 문서를 작성할 같은 때면 병원직원이 스스로 문을 열게 내버려둔다 가끔씩 아이린이 자리에 없어서 손으로 열쇠를 돌려 온몸으로 병원문을 밀치는 동안 아이린의 뿔테 안경이 그립다 폭풍이 심하게 몰아치는 아침에 아이린이 영혼을 구글 검색하다가 버튼을 누르며 내게 굿 모닝 하자 나도 굿 모닝 한다

 

© 2019.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