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밖 저만치 우두커니 서있는 떡갈나무를 손을 뻗쳐 만지려 하기가 무섭게 내 보들보들한 작은창자가 연동운동을 일으킨다 연동운동을 순수한 우리말로 꿈틀운동이라 합니다 굳이 꿈틀운동이라는 어감이 싫으면 그냥 연동운동이라 하시든지
내 보들보들한 작은창자 안쪽 벽에 널브러져 버르적거리는 융단으로 광화문 10차선 도로 아스팔트를 말끔히 포장한다 샘창자가 흥건한 즙으로 얼룩지고 있어요 눈물이 나와요 내 팔이 엿가락 못지않게 슬금슬금 늘어나면서 자꾸 창 밖으로 뻗어가네 손가락이 떡갈나무 가지와 일치하자마자 올데갈데없이 보들보들한 작은창자 융털돌기 리듬에 척척 걸맞게 아뿔싸, 내 몸이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거다
© 서 량 2018.08.17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삶은 달걀 껍질 벗기기 (0) | 2018.10.07 |
---|---|
|詩| 내 눈 속의 매 (0) | 2018.09.23 |
|詩| 눈속임 (0) | 2018.02.11 |
|詩| 헷갈림 (0) | 2017.10.23 |
|詩| 달걀을 위한 명상 (0) | 2017.08.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