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꽃병/오래된 교회 / 김종란

서 량 2023. 1. 9. 19:29

 

꽃병/오래된 교회

 

                    김종란

             

눈물 메마른 소금꽃  

고통으로 일그러진 흉터 꽃으로 품으며

오랜 세월 은고(恩顧)한

무겁고 고된 두 발과 두 손

은과 금의 숲 소문의 바람 속 흔들리다

다시 허리를 펴는 장중한 붉은 빛

두 눈 지그시 감으며 끌어 안는 폭설 바람 그리고

눈부신 봄의 햇살 적막한 가을의 오후

 

수인(囚人)에서 자유인(自由人)으로

이슬 머금은 꽃으로

보이지 않게 보이시는 살아 있는 말씀

숨겨지며 드러나는

침묵, 그 세밀하고 부드러운 눈빛                                                    

 

© 김종란 2015.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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