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비밀
윤지영
하늘 빛 푸르다
그 푸른 빛 한 토막을 잘라 제단위에 올린다
밤새
방안 가득 출렁이던 시퍼런 바닷물 한 자락도 올린다
침묵하고 있던 바람도 한 접시
시린 발 밑으로
오후의 햇살이 도망치듯 달아난다
얼굴을 가리고 불어오는 미풍에
어린 꽃잎 몆 떨어지자
서둘러 자리를 뜨는 하늘
저녁을 기다리다 나는
절름발이가 되었다
꽃잎 뒹구는 그 뱃길을 절름거리며 걸었다
알수 없는 운율 하나
휘청대며 따라왔다
눈을 뜨면
여전히 허공을 뜯고있는 물 비린내
냄새나는 손들이 바람을 타고 몰려온다
바람은 언제쯤 입을 열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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