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어떤 비밀 / 윤지영

서 량 2015. 5. 18. 04:21


어떤 비밀


                   윤지영

                                

 

하늘 빛 푸르다

그 푸른 빛 한 토막을 잘라 제단위에 올린다

밤새

방안 가득 출렁이던 시퍼런 바닷물 한 자락도 올린다

침묵하고 있던 바람도 한 접시

시린 발 밑으로

오후의 햇살이 도망치듯 달아난다

 

얼굴을 가리고 불어오는 미풍에

어린 꽃잎 몆 떨어지자

서둘러 자리를 뜨는 하늘

저녁을 기다리다 나는

절름발이가 되었다

 

꽃잎 뒹구는  그 뱃길을 절름거리며 걸었다

알수 없는 운율 하나

휘청대며 따라왔다

눈을 뜨면

여전히 허공을 뜯고있는 물 비린내

냄새나는 손들이 바람을 타고 몰려온다

 

바람은 언제쯤 입을 열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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