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214
임의숙
기상을 예상하기란 얼마나 쉬웠던지, 때론 거짓말이 장난이 아니였어
튀어나오는 광고들은 모두 필요해
연금을, 자동차를, 알러지를, 변호사를, 감기약을, 은행들을
그들을 모두 수습해놓으면 분명
오늘은 쨍 하고 해 뜬 날이지
랄리팝의 동그란 얼굴을 더듬거리며 핥고 있는 거식증의 소녀가
보는 쿠킹채널은 언제나 맑아, 맛 있게 배 부르지.
유기견을 살립시다. 하루 60 쎈트로, 한 달 16 달러로……
(부탁입니다. 채널을 바꾸지 마십시요.)
이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루 30 쎈트로, 한 달 10 달러로……
빗나간 예감처럼 흠뻑 젖은 배신감 때문에 나는
오늘은 우산을 지팡이로 짚고 갈것 같아
콕콕 웃어야 할지, 콕콕 울어야 할지 애매한 날씨를
습관처럼 버릇처럼 또 보게되거든, 외면 할 수 없는 거울처럼
내일이 궁금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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