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채널 214 / 임의숙

서 량 2015. 4. 10. 05:00


채널 214


                                         임의숙



기상을 예상하기란 얼마나 쉬웠던지, 때론 거짓말이 장난이 아니였어

튀어나오는 광고들은 모두 필요해

연금을, 자동차를, 알러지를, 변호사를, 감기약을, 은행들을

그들을 모두 수습해놓으면 분명

오늘은 쨍 하고 해 뜬 날이지


랄리팝의 동그란 얼굴을 더듬거리며 핥고 있는 거식증의 소녀가

보는 쿠킹채널은 언제나 맑아, 맛 있게 배 부르지.


유기견을 살립시다. 하루 60 쎈트로, 한 달 16 달러로……

(부탁입니다. 채널을 바꾸지 마십시요.)

이 아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하루 30 쎈트로, 한 달 10 달러로……


빗나간 예감처럼 흠뻑 젖은 배신감 때문에 나는

오늘은 우산을 지팡이로 짚고 갈것 같아

콕콕 웃어야 할지, 콕콕 울어야 할지 애매한 날씨를

습관처럼 버릇처럼 또 보게되거든, 외면 할 수 없는 거울처럼

내일이 궁금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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