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 글동네/시

과로 중독 / 윤영지

서 량 2015. 4. 7. 07:26


과로 중독

 

                   윤영지


 

햇살 가득한 그러나 살짝 바람 있는

그런 오후에

옷장에서 봄옷 챙기고

홀로 마신 커피 잔 닦으며

내다보는 부엌 창

비집고 나오는 크로커스 싹과

눈 마주치며

선뜻 스쳐가는 생각

내가 이렇게 여유로워도 되는 건가

몇 달 만의

지극히 평범한아주 잠깐의 한가로움조차

어색하고 생소해진 내 자신에

피식 헛웃음이 나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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