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송 진
주위를 맴돌던 검은 새 하나
돌연 무언가를 향하여 급강하한다
청량리역을 두드려 패던 미군 색색이처럼
우리는 지하 하수로 안에 숨어
악취와 허기에 지쳐
형벌이 끝나기만을 학수고대할 때
지구의 어느 곳에서는 화려한
파티가 열리고 누군가는 실연에 울고
또 누구는 첫 애의 첫 걸음마에 희열하기도 했을 것
그때 그 하수구의 깊이는 순결한 속살을
훑어간 불랙홀이었다
요동친 자리에 구겨진 허물로 남겨진 단어들
엄마 사랑 눈물 사춘기……
IS 반군들의 인질 처형장면이 방영되고
정부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이 몰살된 후
증거인멸을 위해 재로 사라지는
과거 완료형과 현재 진행형의 경계가 무너진
자리에 돌출하는 이적들
정념의 제물로 과거가 호명되고
미래는 미로에서 방황할 때
나는 끝없이 소환될 터
검은 새는 고작
떨구어진 음식조각 주위를 서성거린다
한심한 놈 같으니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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