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에서는 남자들이 얼토당토아니하게 공격적이잖아요 그래서 재미있잖아요 답답하고 후줄근한 역경이 다 지나가고 평온한 시간이 한참 흐른 다음에야 당신은 죽음이 두려워서 죽음을 향해 돌진하는 남자들에게 질깃한 연정을 느꼈잖아요
종려나무 잎새를 포근히 감싸주는
하늘을 올려보는 순간이 딱 그랬어요
코리언 에어라인 창문 밖 구름 밑에 깔린
발 아래 뉴욕의 야경이 또 그랬고요
그건 손을 내쳐 뻗쳐도 손이 닿지 않는 곳에
당신이 허기진 시선을 보내면 응당 들이닥치는
아찔한 현기증이었어요
더 이상 참지 못했던 게 화근이었어 혹한의 추위가 내 거실을 뻔뻔스레 침범한 토요일이었나 싶은데 혹시 당신이 손에 땀을 쥐고 관람한 전쟁영화였는지 온통 땀으로 번질번질한 얼굴의 남자들이 막무가내로 뛰어다니는 전쟁터에서 터지는 일 같은 거
© 서 량 2014.03.01 - 2021.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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