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잡이
김정기
매일 마지막 보는 햇볕과 바람에게 손 흔들며
거친 바다에 뛰어든다
물의 무게를 버티면서 조금씩 잦아든다.
날렵히 헤엄치며 다가온 상어는
얼굴 붉히고 눈 맞추고 돌아갔다. 다시 돌아왔다.
황량한 물살에 먹히는 시간들이 반짝이기 시작할 때
내 곁에 지나가는 모든 것들이 눈물겨워지는 것은
난해한 바다 속의 풍경으로 인함일까
형광색으로 빛나는 삭신을 들켜 쥐고
돛을 편 형상의 지느러미에 숨은
찰진 속살에 반해버린다.
어디를 가나 상어 떼는 있고
내 손엔 펄떡이는 상어들이 살아있다.
상어들은 모래사장도 밤바다도 환하게 밝히지만
삭아가는 정신의 근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 김정기 201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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