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란의 詩모음

꽃이 왔다 가듯 / 김종란

서 량 2023. 1. 2. 22:56

 

꽃이 왔다 가듯

 

                         김종란

       

끝자리 벚꽃 바람에 자유하듯  

소리 마음껏 지르다 침묵하다

웅얼거리다가 꽃이 가는 소리 따라

검은 소 한 손에 잡고 신(神)과 더불어 간다 

하늘 물든 손으로  감싸 쥐는 따뜻한 욕지거리에 

차가운 기도(祈禱) 한점 날렵히/ 우짖는 짐승에

얹힌 잠잠한 신(神)의 눈길

맛있는 스시 깨끗한 접시에서 군더더기 없이

바라 본다/ 꽃 지는 소리

허기지며 자유하리니

멍에 벗는 소리/ 네가 왔다 가듯

 

© 김종란 201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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