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가벼운 힐책

서 량 2013. 1. 5. 22:41

 

엄청난 속도로 궁창을 질주하는 뭇별들이

마냥 가볍기만 해

 

해와 달만해도 그렇다

들뜬 풍선처럼 둥둥 떠 날아갈 것 같아 금방

 

가다가다 날 괴롭히는

저 몹쓸 꽃가루도 가뿐하기만 합니다

꽃가루들이 내 기관지를 욜랑욜랑 파고들어

점막을 쑤시며 콕콕 갉아 먹어요

 

얼마 전부터 이것저것 곰삭히는 버릇이 생겼어

정작 쓸데없는 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지나고 나면

다 무슨 이유가 있었다는 걸 알아요

 

그때쯤 저는 힐책을 해도

가볍게, 가볍게만 한답니다

 


© 서 량 2013.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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