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기타(Guitar)
김종란
케이블카 위에 구름이 흐른다 케이블카 지붕 위에 기타를 안고 있다
바람은 기타를 울려 본다 내 서툰 연주 덮으려 연주를 한다
바람이 밀어다 올려 놓은 케이불카 지붕위에 위태위태 흔들리며 선다
기타를 껴 앉는다 오후 4시와 5시 사이 허드슨 강이 무겁게 흐르고
엿가락 같이 끈적하고 기인 길도 터벅터벅 들어 온다 비 개인 숲속에서
자라나 뛰어든 폭포 이미 끝자락 푸르고 희게 웃으며 떨어진다
붐 비는 도시 어두운 길에 화투짝처럼 떨어져 있다가
바람에 휘몰려 지붕위에 날아 오른다 잠들지 못해 뒤척이는 맨해튼
어느 지붕 위에서 서툴게 기타를 친다
젖은 신발 벗지 못한 채 지니고 온 때 묻은 배낭에 기대어
보다 못한 바람이 나의 기타를 울린다
여러 길을 걸어와 잠시 머물다 일어서야 하는
길에서 기타를 들고 있다
© 김종란 2012.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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