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떨리는 각성이었다
한여름 케네디 공항에서 자정쯤 내 여행의 자유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만료됐다는 소식을 듣고
소스라치게 놀랐을 때
불면의 밤을 절단하는 탐조등뿐만 아니라 허기진 밤참이 누워있는 식탁에서 생선구이 같은 고소한 비린내가 뭉실뭉실 났습니다 같은 시각에 짙은 안개가 서재 밖 키 큰 나무들 옆을 서성이고 있었지요 칙칙한 지느러미를 휘적거리며 그들이 떼를 지어 내 허랑한 상상력의 변두리를 슬금슬금 헤엄치는 밤이었습니다
이틀쯤 지난 대낮 태평양 뜨거운 하늘에서
발 밑으로 둥둥 떠도는 수제비 구름 덩어리들을
젖은 눈길로 검색했다 그러는 나를 누군가
비정하게 지켜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 서 량 2012.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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