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분한 문어체보다 귀에 쏙 들어오는 정신 사나운 구어체를 쓰고 싶더라 붓이나 펜으로 하는 품격 있는 말이 아니라 내가 당신을 함부로 입으로 애무하는 그런 말 갓김치나 초콜릿 냄새가 코 속 깊숙이 점막세포를 문질러대는 동물성 향취가 묻어나는
내 삶의 변화는
아주 느리게 온다
내 제일 어눌한 곳에서
도마뱀과 악어의 진화작용은
늘 그리 느리고 답답하다
동생 집 경기도 광주시 고층 아파트 동네입구 네거리 남성수술 광고가 눈길을 끌더라 지하 주차장 바닥이 불룩불룩 튀어나온 부분을 지날 때마다 차 앞쪽이 들렸다가 이내 뒷바퀴가 엉덩방아를 찧었다 그게 바로 내 허술한 시간감각이라 말하고 싶은 날
© 서 량 2012.09.16
-- 월간시집 <우리詩> 2012년 12월호에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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