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빨리 뛰기

서 량 2012. 7. 3. 19:52

 

 

네 발 동물이나 다름 없어

앞발 두 개가 슬그머니 날개로 바뀐

저 창공을 나르는 새, 검은 새들을 봐봐

 

잠자리는 네 발이 양 옆으로 무지개 빛 날개로 변했다네

 

양지 바른 앞마당에서 우르르 엄마를 향해

달려가던 새끼 강아지들, 발 빨리,

빨리 뛰어야 해. 미끄럼틀에서 쾌속으로

중력의 나락에 떨어지듯, 야무지게 당당하게

 

주춤주춤 걸음마를 배우고 나서부터

홑이불로 어깨를 덮고 옆으로 끙 하며 돌아 눕는 기간까지

진화론은 실로 짧은 시절을 뛰어간다 응, 나도

동감이에요 공감하는 순간 또한

잠깐이겠지만요

 

© 서 량 2012.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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