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런던 올림픽

서 량 2012. 7. 31. 13:17

 

여름이 하늘을 가린다

여름 변두리에서 개구리 소리 들린다

드높은 테너 음역을 넘나드는 남성합창

 

런던에 젊디 젊은 남녀들이 모여든다. 뭉게구름이 히말라야 정상을 감싼다. 정녕 생명체들은 저리도 사납게 얽혀야만 하느냐. 보는 앞에서 육체가 쇠잔해 가는 수영 선수들이 400미터 자유형 물길로 뛰어들기 직전 새파란 물안경 뒤에서 눈을 감는다. 당신이 그들의 근육을 샅샅이 살피는 일촉즉발의 순간 숲 속에서 노래하던 산개구리들도 불현듯 눈을 감는다.

 

여름을 해명하고 싶은 욕구를 버려라

20127월 말에 런던 올림픽 TV 실황중계를 보면서

머리칼을 손가락으로 훑어 휙 빗질하며 들어 보아라

우리에게 접근하는 저 가을 발자국 소리를

 

 

© 서 량 2012.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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