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빛 나는 분홍
김종란
유리병에 기대어 흰 장미가 만개했어요
바라보니
흰 장미 곁 푸른빛 나는 분홍 어른거려요
큰 언니
더 이상 많이 웃고 얘기 안 해도 돼요
코너에서 사람 바라보기 좋아서
사람 참 좋은 것이라
날려 다니다 잠시 멈춰진 구겨진 종이쪽
빗물이 조금 담긴 빈 소주병처럼
반쯤 그늘진 벽에 아무도 모르게 앉아
세월의 바람소리에 추임새를 넣고 있었죠
언니가 수 놓은 시간 아무도 모르게 흐르죠
절벽을 지나 푸른 강물을 지나
바다에 들었네요
파도 한 자락으로 솟구치며
망망대해, 언니
© 김종란 2012.06.11
'김종란의 詩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사랑 게르니카 / 김종란 (0) | 2022.12.30 |
---|---|
괜찮다 / 김종란 (0) | 2022.12.29 |
기차 객실 / 김종란 (0) | 2022.12.28 |
복사꽃 나무 그늘을 거닐며 / 김종란 (0) | 2022.12.28 |
침향(沈香) / 김종란 (0) | 2022.12.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