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사꽃 나무 그늘을 거닐며
김종란
깨알 같은 소식에 귀 기울인다
누대에 걸친 서까래 대들보만큼
무거워 휘청이는 쉼표, 마침표.
몰래 후두득 봄비 소리에 묻히는
그늘을 구기고 구겨서 꽃으로
살아낸 것의 목소리 웃음소리
땅의 온기와 더불어
살아있던 것의 온기
무수히 지나가는 생명의 발자국
소리 죽이며
채 말이 되지 못한 두근거림으로
복사꽃에 가까이 다가간다
사랑에 다가가듯
거짓말처럼 연분홍 빛 그늘
© 김종란 2012.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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